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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현실과 디지털 세상과 크립토 세상의 신원(Identity)
비탈릭의 Coin Voting 과 Soulbound와 관련 프로젝트들
Gitcoin Passport
Hats Protocol & Guild.xyz
웹3가 일하는 방식, 업무관리 툴(Workflow&Bounty&Compensation)과 이력서
2024년, 한국 사람들은 블록체인 신분증을 들고다니게 될까요?
(출처: 블룸버그 기사 캡쳐)
몇일 전, 블룸버그에 ‘한국 정부가 2024년까지 블록체인 위의 디지털 신분증을 도입, GDP 3% 만큼의 경제적 가치를 가져올 것으로 생각한다’는 기사가 났습니다. 정부가 도입하는 디지털 신분증은 현재 정부가 관리하는 기록을 블록체인 위에 올려 투명하고 변하지 않는 기록으로 만들겠다는 말일텐데요. 디지털 신분이라는건 뭘까요?
디지털 세상에서 나의 정체성, 나의 신원은 어떻게 보여줄 수 있을까요?
멀리 갈 필요 없이, 온라인 데이팅 플랫폼에서 상대방에게 좋은 인상을 주려면 어떻게 해야하는 걸까요? 현실 세계에서는 나의 이름(생년월일, 전화번호 등등) 으로 나를 식별할 수 있고, 여권과 같은 신분증으로 나와 내 이름을 이어줄 수 있습니다. 덩치 큰 기관들, 예를 들면 정부가 민원24에서 각종 증명서들을, 기업이 재직증명서, 은행이 잔고증명서, 학교가 졸업증명서를 발급해주며 제 자격(credential)들을 확인해줍니다. 어쩌면 이런 기관들이 보증하는 것보다 나의 사회적 관계망, 내가 느그 서장이랑 사우나도 가고 내가 어떤 사람과 어떤 관계인지가 나에 대해 더 많은 것을 말해줄 수도 있겠죠.
(출처 링크, 영화 ‘범죄와의 전쟁’)
인터넷 원주민(internet native)의 ‘신분증’은 무엇일까요? 우리에게 익숙한 통합 인증(Single Sign-On, SSO)이 예시가 될 수 있습니다. 나의 이메일 주소가 나를 나타내는 고유의 식별자(unique identifier)가 되고, 구글이 만들어준 저의 ID를 가지고 다른 커뮤니티에서도 활동하게 됩니다. 또는 온라인 관계망 서비스인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계정 기반으로 디지털 세상에서 활동하며 디지털 자아를 만들어갈 수도 있겠죠. 하지만 구글이 내 이메일 계정에 ‘문제가 있다. 해킹된 것 같다’고 해버린다면, 나는 그 ID를 기반으로 쌓아올린 내 평판과 자아를 모두 잃게 됩니다.
그렇다면 크립토 세상의 ID는 무엇일까요? 웹3에서는 자기주권적 신원(Self-soverign Identity)를 말합니다. ‘인증 기관’ 없이 나를 인증한다는 건 어떻게 가능할까요? 나의 고유성에 대한 신호를 어떻게 만들고 인식하고 일상 생활에 활용할 수 있을까요?
웹3는 나의 지갑으로 문을 열어야만 들어갈 수 있는 세상이지만, 이 지갑 하나만으로 나를 식별하기에는 아직까지 지갑에 담기는 정보들이 주로 금융 정보(Financial Data) 위주로 한정적이고, 한 사람이 가질 수 있는 지갑 개수에 제한이 없기때문에 보완이 필요합니다. 아직까지는 트위터같은 웹2 플랫폼의 ID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구글이나 정부가 내 데이터나 신원을 소유하지 않는 탈중앙화된 신원 증명은 웹3 세상을 만드는 데 필수적인 기본 구성 요소(primitive)일 것입니다. 이에 도전하는 어떤 시도들이 있는지 알아봅시다.
1. Soulbound
올해 초, 비탈릭의 블로그에 Soulbound 글이 발표되고 곧이어 'Decentralized Society: Finding Web3's Soul’라는 논문이 발표되며, SBT(Soulbound Token)는 줄곧 장안의 화제였습니다.
SBT를 살펴보기에 앞서, 우선 작년 여름에 비탈릭이 발행했던 ‘Moving beyond coin voting governance(코인 투표 거버넌스를 넘어서)’ 라는 글을 살펴봅시다. 때는 바야흐로 ‘커브 전쟁(The Curve War)’을 비롯하여 디파이 프로토콜들의 ‘1코인 1표’ 거버넌스의 한계점들이 드러나기 시작하던 때였습니다. 비탈릭은 ‘코인 투표 시스템 안에서 뇌물을 주고받는 것은 합리적 선택이다’ 라는 걸 보여주며, 금권주의 외에도 코인 홀더 이기주의(coin holder centrism, 그들 외에 다른 커뮤니티 구성원의 의사가 반영되지 않는 문제)와 이익 상충(Conflict of Interest, A 프로토콜 토큰을 잔뜩 들고 있는 VC 고래가 알고보니 경쟁사인 B 토큰도 잔뜩 들고있으면 생기는 문제), 소수의 고래들이 끼리끼리 협업(Coordination)하는 게 수많은 개미들이 힘을 합치는 것 보다 훨씬 쉽다는 문제 등등을 지적합니다.
아래 표에서 보듯이, 공공 블록체인(Public Blockchain)이라고 하는 커뮤니티들도 1토큰 1표를 하면 ‘내부자들’ 끼리의 중앙화된 결정이 내려지기 쉽습니다.
(출처: Messari)
하지만 해당 커뮤니티/프로토콜이 창출하는 경제적 가치에 대한 권리(economic right)와, 해당 커뮤니티의 중요한 의사결정에 참여할 권리(governance right) 을 한 데 묶어둔 이유는 명확합니다. 권리와 책임을 같이 가게 하기 위해서입니다(“to align power and responsibility”). 1코인 1표가 아니라면 어떻게 표의 무게(weight)를 결정할 수 있을까요? 코인 홀더가 아니라면 누구에게 거버넌스 권리를 나눠줘야 할까요?
해당 글의 후반부에 비탈릭은 몇 가지 실마리를 제시하며 평판(Reputation) 시스템의 중요성과 ‘Quadratic Voting(관련해 크립토 터틀의 설명글)’을 얘기합니다. 이차함수(quadratic function)의 Quadratic 으로 고래의 힘을 줄여서 보다 ‘1인 1표’에 가깝게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여전히 Sybil Attack(한 명이 여러 개의 지갑을 만들어 자금을 분산하고 지갑 1개에 모든 코인이 들어있을 때 보다 weight 를 더 가져가는 경우) 에 취약하다는 이야기로 끝이 납니다.
(출처 블로그, x가 보유한 토큰의 수, y가 투표권 수)
그리고 올해 초, Soulbound라는 새로운 글을 포스팅하며 전송이 불가능하게(non-transferable) ‘소울에 묶여있는’ 토큰 이야기를 합니다.
(출처: 비탈릭 블로그)
WoW라는 게임에서 Soulbound는 특정 행동(예 - bind on pickup, 줍줍하는 순간 오직 내꺼! 아마 어려운 퀘스트를 깬 사람에게 주어지겠죠?)을 한 플레이어에게 묶이는, 다른 사람에게 전송하거나 거래소에서 사고팔 수 없는 아이템을 말합니다. 소울바운드 아이템은 현질 가능한 템들보다 그 게임의 플레이어에 대해 많은 걸 알려줄 수 있겠죠. SBT에 대한 자세한 얘기는 더 좋은 글들이 많아 생략하겠습니다. SBT가 대부분의 토큰과 정 반대로 ‘전송이 불가능하다’는 점은 다오 프레임워크이자 OG다오인 몰로크다오의 ‘Share’ 개념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설명글). 이 글에서 짚고 넘어가고 싶은 점은 SBT를 통해 비탈릭이 이전 코인 투표 블로그에서 언급했던 평판이 쌓이는 시스템을 만들고, 시빌공격(Sybil Attack)을 해결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점입니다.
그럼 SBT가 실제로 사용되는 프로젝트들을 한번 살펴볼까요?
1-1) Noox
눅스는 ‘No 0x’, 너의 지갑 주소는 단순한 해쉬값 그 이상을 의미한다는 의미의 이름을 가진 프로젝트 입니다. 지갑 주소를 중심으로 온체인 상의 유의미한 디지털 상호작용을 ‘뱃지’로 만들어, 디지털 정체성을 만들어가려고 합니다.
온체인 데이터는 많지만, 우린 이걸 얼마나 잘 활용하고 있나요? 오프라인 혹은 온라인 데이터 분석가들이 ‘그런 데이터를 어디서 구해?’ 라고 하는 정보들이 블록체인 위에서는 누구나 볼 수 있게(permissionless), 투명하게(transparent) 하게 전부 공개됩니다. 전통적인 자산/화폐들에게 비트코인 MVRV 지표는 언감생심이죠. 하지만 온체인 데이터의 바다는 마치 정보의 홍수처럼, 모두가 인간이 잘 읽고 해석할 수 있는 유의미한 신호는 아닙니다.
눅스는 온체인 데이터 중 사회적 자본이 될 수 있는 평판과 성취 (Social Capital, Reputation and Achievement)에 대한 데이터를 유의미한 신호인 ‘뱃지’로 바꿔줍니다.
(출처: 눅스 홈페이지 캡쳐, 이런 뱃지 있으면 플렉스 하기 참 좋겠죠?)
유의미한 신호가 어떤게 있냐고요? 눅스 홈페이지에서 지갑을 연결하면 바로 뱃지를 받을 수 있습니다! 내가 받을 수 있는(eligible)한 것들이 어떤게 있는지 볼 수 있어요.
장차 개별 프로젝트들도 직접 눅스 프로토콜에 연결해서 자신들의 뱃지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마치 스포티파이 플레이리스트 장인들처럼, 정보의 홍수 시대 항해사인 뱃지 큐레이터도 나오고요!
1-2) Rabbithole.gg
‘토끼굴’은 ‘크립토 세상’에 빠져드는 게 마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토끼굴에 빠져 계속계속 깊이 빠져드는것과 같다는 비유로 종종 쓰이는 표현입니다. 토끼굴은 웹3 프로젝트들이 자기네 프로젝트 사용법을 교육/홍보하기 위한 ‘퀘스트’를 모아둔 플랫폼입니다. 이 퀘스트를 완수하면 각 프로젝트의 토큰 보상을 조금 주는 등 인센티브가 있습니다. 웹3 프로덕트에 익숙하지 않은 유저가 웹3 토끼굴에 빠져들 통로를 모아둔, 웹3 교육/온보딩(Onboarding) 플랫폼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퀘스트를 깨거나 교육을 완수해 스킬을 쌓으면, 이를 SBT 형식으로 인증해줍니다.
(출처: 래빗홀 웹사이트 캡쳐)
‘디지털 신원 증명(Digital Identity)’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 다른 시도들은 어떤 게 있을까요? 개인적으로, ‘자기 주권적 신원’을 정면돌파 하기보다 각자 관심사가 다른 웹3 프로젝트들이 열심히 자기네 문제를 풀다가 보니 ‘디지털 자아’ 나 ‘디지털 신원’이 쌓여가는 경우가 눈에 띄었습니다.
2. Gitcoin과 Sybil Attack과 Gitcoin Passport
깃코인은 ‘디지털 공공재를 만들고 자금을 조달한다(build and fund digital public goods)’ 는 미션을 가진 프로젝트입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위에서 언급된 Quadratic Voting 을 활용한 Quadratic Funding 으로 공공재 예산(grant - 기금/장학금)을 모으고 분배합니다.
Grant에는 일반 유저들에게 직접 기부받은 금액과 스폰서들을 통해 모은 ‘매칭 펀드’가 있습니다. 여기서 매칭은 1:1이 아니며, 일반 유저에게 많이 ‘선택받은’ 프로젝트일수록 더 많은 금액을 받아갈 수 있습니다. 여기서 선택은 Quadratic 하게 계산됩니다. 아래 예시에서 보듯이, 똑같이 10불을 기부받은 프로젝트더라도 1명에게 10불을 받은 것 보다 2명에게 10불, 3명에게, 10명에게 10불을 받은 프로젝트가 더 많은 매칭 펀드를 받게 됩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공공재에 기금이 배정되는 것입니다.
(출처: WTF is QF)
여기서 비탈릭이 지적했듯이 시빌 공격의 문제가 생깁니다. 다들 에어드랍 농부(airdrop farmer)가 되어 혹은 뽑기 (raffle) 확률 높이기 위해 지갑 한두개쯤 더 만들어 보셨죠? 실제로 지난 6월 깃코인 14번째 시즌 (GR14) 에서는 전체 44,886 개의 참여 계정 중에 16,073 개의 계정이 시빌 공격 계정이라고 감지되었습니다(출처). 어떻게 이런 어뷰징을 막을 수 있을까요? 깃코인은 그동안 머신 러닝을 통한 시빌 계정 탐지(Sybil Account Detection)를 해왔습니다. 그리고 보다 적극적인 해결책으로, 지난 14번째 시즌부터 Gitcoin Passport 를 도입했습니다.
한 지갑당 하나의 여권을 발급받을 수 있고, 국가들이 여권에 도장을 찍어주듯이, 깃코인 여권에도 각 커뮤니티가 발행한 Stamp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쌓인 도장이 나의 평판이 됩니다. 그리고 이 평판에 따라 나에게 적용되는 매칭 펀드 비중이 달라집니다! 실제로 지난 시즌에서 여권을 발급받고 도장을 모은 유저들은 ‘Trust Bonus’ 를 받아 최대 1.5배 매칭 펀드 보너스를 누릴 수 있었습니다. ‘최대’라는 말에서 보이듯이, 내가 어떤 도장이 찍힌 여권을 들고있냐에 따라 내 투표권의 무게(weight)가 달라지는 것입니다. 깃코인은 본인들의 시즌에 기부자, 수여자, 스폰서 등 어떻게 참여했느냐에 따라 도장을 찍어줍니다.
깃코인 유저들은 여권을 발급받아 도장을 모으며 자신의 웹3 평판을 쌓아갈 수 있고, 디앱과 커뮤니티들은 패스포트 SDK를 통해 도장을 발급하거나, 유저들의 여권을 심사(?)할 수 있습니다. 어떤 도장을 모았는지 그 종류에 따라 비중(weight)를 다르게 줘서, 마치 비자 발급해주듯이 자신만의 신원 인증 방법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SSO처럼 간편하게 Passport를 이용해 커뮤니티에 입장할 수 있고, 더 이상 국가에서 발행한 여권으로 KYC할 필요도 없는 거죠! 커뮤니티 입장에서는 어떤 행동에 어떤 도장을 줄지 간편하게 인센티브 디자인을 할 수도 있습니다.
(출처: 깃코인 패스포트, 웹2와 웹3 아이덴티티의 결합!)
그리고 이 데이터는 모두 Ceramic 이라는 탈중앙화 데이터 구성(Data Composability) 네트워크에 저장되고, 오직 계정 소유자만이 내용을 변경하고 어떤 데이터가 누구에게 어떻게 공유되는지 결정할 수 있기 때문에 프라이버시 문제에서도 자유롭습니다. 이는 Stamp가 위에서 나온 SBT가 아니라 Verifiable Credential 이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이들은 탈중앙화 신원(Decentralized ID)를 만들어가는 두 개의 접근방식입니다. SBT는 블록체인 상의 토큰이고 VCred는 ‘암호학적으로 증명 가능한’ 기록이며 블록체인과 상관없이(chain agonistic) 작동할 수 있습니다(추적 가능성을 위해 블록체인 위에 올라갈 가능성이 높긴 합니다. Stamp는 Ceramic에 올라가죠).
예를 들어, 크립토 터틀이 시즌별로 열심히 참여한 회원에게 ‘참 잘했어요’ 도장을 찍어준다고 합시다. 마치 POAP처럼 이 도장을 웹3 커뮤니티에 자랑할 수 있겠죠! ‘암호학적으로 증명 가능하다’ 라는 건, 김터틀님이 본인의 도장을 크립토 리서치 기관에 지원하는 웹3 이력서에 올렸을 때, 해당 기관이 이 도장이 크립토 터틀에서 찍어준 도장이 맞는지 아닌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크터의 퍼블릭 키만 있으면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SBT는 부정적 평판 (negative reputation, 이미 잔뜩 대출을 받아놨다거나 전과가 있다거나 하는 내가 숨기고 싶은 평판) 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 당사자의 동의 없이도 발행해서 해당 지갑에 전송(태그)가 가능하며 누구나 이를 볼 수 있게 합니다. 이러한 투명성이 가져올 사회적 문제와 프라이버시를 위해 VCred는 오직 당사자의 동의 하에 생성되고 공개됩니다. SBT와 VCred의 자세한 차이는 이 유튜브를 참고해주세요. (주의: Stamp가 VCred 라는 이야기는 블로그에 있었으나, 전송 가능한지 여부는 알 수 없었습니다. ERC721과 W3C에서 만든 VC/DID standard를 사용한다는 얘기는 있었지만 자세한 건 알 수 없었습니다. 제 얘기가 틀릴 수 있으니 DYOR!)
(출처: 깃코인 포럼)
아마존의 핵심이 온라인 전자상거래가 아니라 AWS 클라우드 서비스이듯이, 깃코인의 알짜 상품도 깃코인 Grant가 아니라 Gitcoin Passport일 수 있습니다. 실제로 깃코인의 케빈 오워키가 포럼에 ‘DID 산업 성장가능성은 어마어마하다 우리가 깃코인 그랜트의 네트워크 효과를 레버리지해서 깃코인 패스포트를 팔면(참고로 오픈 소스입니다) 엄청나지 않겠니?’ 라고 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깃코인 여권이 널리 보급되면 누구나 유명 여권을 발급받고, 자기가 한 행동에 따라 거기에 도장을 받을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디지털 세상에서 자기 신분을 증명할 수 있겠네요! 커뮤니티들도 각자 자기들만의 도장(인센티브 매커니즘)과 비자(어떤 도장에 어떤 가중치를 줘서 신원을 인증할지)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이 모든게 상용화된 웹3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요?
3. 다오 구성원들의 역할과 책임을 말하는 모자와, 입벤(Access Control)하는 길드
3-1) Hats Protocol
모자 프로토콜은 ‘탈중앙화된 다오 거버넌스는 종종 다오 기여자들이 일잘러가 되는 데 방해요소로 작동한다’ 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합니다. 효율을 위해 어느 정도 중앙화가 필요한 건 종종 느낄 수 있죠. 하지만 언젠가 다오가 기존의 주식회사 구조보다 더 협업(coordination)을 잘하는 날이 올 것입니다(아멘) 그러면 더 많은 커뮤니티들이 주식회사나 다른 옵션이 아니라 다오를 선택하게 되겠죠? 그 날이 오기 위한 다오만의(DAO native) 조직화 방식은 무엇일까요? 모자 프로토콜은 조직 구조의 기본 단위(basic unit)가 ‘역할(role)’ 이라고 말합니다. (cf. 모자와 비슷한 프로젝트인 metropolis 는 기본 단위가 팟(pod) 이라고 보고 접근합니다)
다오가 커질 수록, 개인의 책임(accountability)은 흐지부지 해지기 쉽상입니다. 복잡한 다오 세상에서 역할과 책임, 권한은 어떻게 부여하고 명시하고 잘 작동하게 할 수 있을까요?
(출처: 트위터, hats 기여자에게 나눠주는 한정판 IRL hat)
모자 프로토콜은 모자(hats)와 모자 쓰는 사람(Wearer), 관리자(혹은 관리자 모자), 그리고 오라클로 구성됩니다. 모자는 전송 불가능한 ERC1155 NFT로 ‘토큰화된 권한’ 입니다. 모자별로 여러 권한을 조합할 수 있어요. 👒이 모자를 쓰면 커뮤니티 금고 (treasury)의 키 관리자(multisig signer)와 트위터 계정 권한을 갖게 되고, 저 모자 🎩 를 쓰면 구글 독스 에디터 권한과 섭스택 권한과 디스코드 특정 역할을 맡을 수 있게 할 수 있습니다.
모자사람은 모자 토큰을 가진 지갑 주인이고요. 관리자는 모자 토큰을 만들고, 누가 모자를 쓸지 결정하고(모자 쓰고싶은사람이 요청하면 이를 수락하는 형태로 만들 계획이라고 합니다) 때로 벗기고 하는 권한을 가진 주체입니다(모자 사람은 자기 모자 토큰을 전송할 수 없지만, 관리자는 할 수 있어요). 이 관리자 권한 또한 모자로 토큰화 될 수 있습니다. 오라클은 모자사람이 지금 쓰고 있는 모자의 역할을 잘 수행하는지 판단하는 주체입니다. 상위의 모자 쓴 사람은 관리자 모자가 되어 하위 모자 토큰을 만들고 빼앗고 할 수 있습니다. 모자 구조도(Hats Tree)가 조직도를 대신해 조직의 역할과 책임을 한눈에 보여줄 수 있겠죠!
모자 프로토콜이 실제로 작동하는 방식은 ‘최초의 모자(Top Hat)’ 에서 시작합니다. 이 ERC1155토큰은 모자 구조도의 맨 위에 있고, 이 아래 모자들에 대한 관리자 권한을 가집니다. 개인의 역할에 따라 각자 모자를 만들어 줄 수 있고, 이 권한 나무는 29개 레벨까지 깊어질 수 있습니다! 관리자 모자는 진짜 사람이 아니라 스마트 컨트랙트가 쓸 수도 있어서, 다오가 만든 특정 조건, 예를 들어 이런이런 Reputation Badge(눅스 뱃지나 깃코인 스탬프 같은) 가진 사람에게 이 역할을 준다거나, 이런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다시 모자를 뺏는다거나 하는 조건에 따라 AI가 우리의 다오를 관리해줄 때 편리하게 쓰일 수 있습니다.
위에서 보듯이, 모자 프로토콜은 의외로(?) 단순하게 짜여져 있습니다. 이는 하나의 프로토콜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모자는 다오 효율화와 책임 소재 분명히 하기 위해(accountability) ‘역할 및 책임 부여하고 관리하기’라는 하나의 문제에 집중하고 다른 프로토콜과 결합(Composability)해서 더 큰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모자 프로토콜은 ERC1155를 사용할 수 있는 모든 경우에 갖다 붙일(inter-operable)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모자 프로토콜과 Orca 의 팟 멤버십 기능을 통해 위에서 말한 multisig signer 기능을 구현할 수 있고, Lit Protocol과 협업을 통해 깃헙 리포 관리자 권한을 관리할 수 있습니다.
모자 프로토콜은 아직 베타 단계지만, 대부분의 다오 툴과 함께 쓰일 수 있다는 점에서 빠르게 보급될 수 있고, 지갑마다 ‘모자의 역사’가 쌓이게 되면, 이것이야말로 디지털 자격 증명이 되지 않을까요!
3-2) Guild.xyz 와 Composability
길드또한 하나의 기능을 날카롭게 제공하는데요, 온라인 커뮤니티에 대한 입장 권한 관리(Access Control) 툴입니다. 말로만 듣던 Token Gated Community 를 만들어볼까요? (아래 화면은 모두 길드 홈페이지에서 Create Guild 를 선택했을때 나오는 화면입니다)
우선 어떤 플랫폼에 있는 커뮤니티인지 고릅니다.
저는 제가 어드민 권한을 가지고 있는 멸치클럽 디스코드에 Token Gating 을 하겠습니다. 그러면 해당 디스코드로 Guild봇이 입장하고, 어떤 조건(Requirement)를 가졌을 때 어떤 혜택(Reward)를 줄 것인지 설정할수 있습니다. 아래 캡쳐에서 제가 선택한 리워드는 플랫폼 엑세스 입니다.
멸치클럽은 현실세계 모임 (IRL Meetup)에 온 사람들에게 POAP(Proof of Attendance Protocol, 해당 이벤트에 참여하면 나눠주는 NFT)을 나눠준 적이 있는데요, 이를 가진 사람만 들어갈 수 있는 디스코드 채널을 만들 수 있습니다!
여기서 눈여겨 볼 것은 다른 프로토콜들과의 조합(Integration)인데요, POAP뿐 아니라 우리가 위에서 살펴본 눅스 뱃지나 아래에 등장할 Disco 등, 모두가 Requirement에 조합되어 사용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각기 다른 요구사항들을 조합해서 아주아주 특정한 입장 조건을 세팅할 수 있겠죠!
4. 웹3가 일하는 방식, 업무관리 툴(Workflow&Bounty&Compensation)과 이력서
웹3가 일하는 방식은 어떻게 다를까요? 아래 웹3 업무관리 툴들을 보며 알아봅시다. 이런 차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이력서도 달라지겠죠!
4-1. Charmverse
참버스는 웹3 원주민(Web3 native)들을 위한 운영 관리 플랫폼입니다.
(출처: 크립토터틀 참버스 메인페이지 캡쳐)
개인적으로 노션같다고 생각했는데요. 실제로 노션이랑 연동도 됩니다. 여기서 ‘웹3’를 느낄 수 있는 건, 왼쪽 상단 구석에 나오는 Member Directory, Proposals, Bounties 부분입니다.
(출처: 참버스 홈페이지 캡쳐)
멤버십 관리 얘기부터 해볼까요. 기존 피라미드형 조직에서는 ‘역할’이라는 말 보다는 부장, 차장, 대리 등등 ‘직급/직위’ 가 더 익숙하고, 상위 직급이 그 아래 직급보다 모든 방면의 권한을 더 가지고 있는 게 자연스럽습니다. 하지만 웹3에서 ‘역할’ 에는 50가지 그림자가 있습니다. Hats나 Guild 예시에서 살펴봤듯이, 각 역할별로 할 수 있는 권한이 다 다릅니다. 그래서 참버스에서는 지갑 주소나 디스코드 ID를 가지고 멤버십과 역할 관리를 하죠.
(출처: Anticapture)
단일 주체가 리소스를 독점하지 않는 탈중앙화된 방식, 웹3의 일하는 방식은 ‘프로포절 기반’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야 우리 이거 할래?’ 하고 누가 제안하면 ‘아 그럴까? 이런이런게 좋네’, ‘나는 저러저런게 걱정이야’ 하고 논의하고 결정을 내린 후, 이를 실행합니다. 그래서 참버스는 작성한 노션 페이지를 그대로 프로포절로 만들어버릴 수 있습니다. 아래 예시처럼요! 내장된 투표 기능도 있고, 스냅샷 이라는 투표 플랫폼에 바로 연동시킬수도 있습니다.
4-2. Dework
디워크는 웹3 프로젝트 관리 툴입니다(Web3-native project management with token payments, credentialing, bounties). 트렐로의 웹3 버전입니다. 여기서는 바운티(현상금)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평생 직장, 30년 근속은 부모님 세대 이야기입니다. 요즘에는 이직에 성공하면 축하 파티를 한 다음 바로 다음 이직을 준비하죠. 그런데 웹3는 조금 더 파격적이어서, 누구나 손쉽게 조직(혹은 프로젝트/workstream 등) 에 합류하고 하차할 수 있는 (opt-in, opt-out) 방식을 선호합니다. 여기서 등장하는게 바운티입니다. 우리 조직의 미션에 따른 우리 조직이 해야 할 일, 이 일에도 50가지 그림자가 있습니다. 그냥 옆자리 마케팅부서 최사원에게 분배하는 것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 어떤 일을 쪼개서 우리 조직에 대한 이해가 깊지 않은 사람도 할 수 있는 작은 일(task) 로 만들 수 있다면, 이를 ‘현상금(bounty)’ 처럼 내걸고 이 일을 해오는 아무나(Permissionless)에게 그 보상금을 줄 수 있습니다. 물론 특정 Reputation(평판)이나 조건을 충족하는 사람에게만(Permissioned) 해당 일을 보이게 설정할 수도 있겠죠. 위에서 계속 등장했던 바로 그 reputation/credential 이야기 입니다! 그리고 이 바운티에 대한 암호화폐 전송도 자동으로 처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바운티를 완수하면 이에 대한 NFT 증표를 받을 수 있습니다.
(출처: 필자가 받은 Dework On-chain proof 자랑)
그렇다면 반대로, 개별 현상금 사냥꾼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모은 이 NFT 들의 묶음이 바로 이력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또 반대로 고용주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원하는 특정 조건에 따라 현상금 사냥꾼들을 필터해서 모아보고, 그들에게 먼저 일거리를 제안할 수도 있겠죠! 새로운 방식으로 작동하는 인력 시장입니다.
(출처: 디워크 홈페이지 캡쳐)
4-3) Coordinape
(출처: 코디네이프 홈페이지 캡쳐)
HR팀의 머리아픈 업무인 평가와 보상, 웹3에서는 어떻게 할까요? 코디네이프는 한 프로젝트/사이클이 끝난 후, 참여자가 다른 참여자들을 평가하고 이에 따라 보상을 분배하는 플랫폼입니다. 우선, 나에게 100개의 GIVE토큰이 주어집니다. 그리고 나와 같이 그 일을 한 5명이 나오죠. 그러면 이 5명에게 100개의 토큰을 나눠주면 됩니다. 모두에게 20씩 줄 수도 있고, 한 명에게 100개를 다 줄수도 있고요, 자기 마음입니다. 그렇게 참여자 모두가 자기 맘대로 100개씩 GIVE 토큰을 나눠주고 나면, 위 캡쳐 그림에서와 같은 도표가 만들어지겠죠. 그러면 이를 기반으로 해당 프로젝트의 인건비 예산(?)이 분배됩니다. 그리고 이 기록들이 쌓이면 위의 DeWork 예시처럼 나의 이력서가 되겠죠.
5. 마무으리
구구절절 이야기가 길었는데, 웹3 정체성 이야기는 아직도 할많하않입니다. Proof of Personhood 라는 걸 구축하는 BrightID 라는 프로젝트도 있고, 웹3 소셜 네트워크인 Lens 와 Disco 도 있습니다. 디젠스코어는 나의 온체인 활동을 가지고 내 ‘디젠 점수’와 프로필을 만들어줍니다.
(출처: 디젠스코어 트위터, #1 디젠)
이 외에도 정말 많습니다. 온체인 정체성에 대한 큰그림 차원의 비교는 이 글을 참고하세요!
(출처: Mapping the Identity Space)
이번주에 노마딩 생활을 시작한 필자는 천천히 제 ‘여권’의 중요성에 대해 깨닫고 있습니다.
과연 제 메타버스 여권은 어떤 모습일까요?
커밍쑨!
Reference
Vitalik Buterin's website
Gitcoin Passport
Passport is our AWS from Gitcoin Forum
Hats Protocol
Bankless Youtube
SBT는 그냥 W3C 표준같은거 귀찮고 우리가 발급하고 싶은대로 발급하겠다는 VC와 다를바 없는데 아닌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