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Cryptocurrency)
최근 들어서는 암호화폐(cryptocurrency)하면 일반인들도 bitcoin 등을 떠올릴 정도로 암호화폐는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개념이다. 하지만 암호화폐(cryptocurrency)는 약 36년 전 1983년에 David Chaum에 의하여 개념이 소개된 후 ecash, Digicash, b-money 등의 이름 여러가지 형태로 세상에 선을 보였었다. 하지만 대중들에게는 주목을 받지 못하다 약 25년 후인 2008년 블록체인(blockchain)과 분산 원장(distributed ledger)를 이용하여 구현된 비트코인(Bitcoin)이 제안되면서 Cryptocurrency의 가능성이 주목을 받게 되었다.
2009년 1월 3일 비트코인이 동작한 후 10년이 지난 지금, 비트코인은 암호화폐의 대표적인 상품으로 알려짐과 동시에 금융상품으로 대중들에게 인식이 되고 있다. 그러다보니 다양한 시장 참여자들이 다양한 방식(예: 지불 수단, 투자 상품, 자산 등)으로 암호화폐를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암호화폐는 기존 금융상품들과 다른 부분이 많다보니, 기초적인 가치평가부터 다양한 관점과 방법들이 이용되고 있다. 그 결과 기존 금융권의 관점에서는 암호화폐는 투자 상품으로 보고 투자하기에는 기초자료가 전무하다고 보아도 되는 상황이다.
이 글에서는 암호화폐를 투자 상품으로 바라보고 분석하기 위하여 소개된 암호화폐 지표들 몇가지를 소개하고 이를 투자에 활용하려는 시도를 소개하려고 한다. 구체적으로는 암호화폐 중 널리 알려지고 가장 높은 시장가치(Market Value)를 보여주고 있는 비트코인(Bitcoin)에서 제안된 지표들을 소개하려고 한다.
암호화폐를 위한 Crypto-native 지표
비트코인에서 다양한 투자 지표들이 제안되고 있으며 기존 주식시장에서 사용되던 다양한 기술적 분석들을 활용하여 지표들이 제안되기도 하며 블록체인 특성을 반영한 지표들도 제안되고 있다. 본 글에서는 암호화폐, 그 중에서도 비트코인의 특성을 활용한 지표 3가지를 소개하려고 한다.
비트코인의 Transaction Output
소개하려는 지표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비트코인의 특성인 Transaction Output을 먼저 이해하여야 한다. 비트코인은 동전 개념의 TXO (Transaction Output)를 활용하여 암호화폐를 구현하고 있다.
아래 그림을 살펴보면 각 트랜잭션(Transaction)은 기존 TXO를 Input으로 받아 TXO를 생성하고 있으며, Input의 비트코인 합은 생성되는 TXO의 비트코인 합과 같아야한다. 이렇게 생성된 TXO는 한번만 input으로 사용될 수 있다.
이렇게 생성된 TXO 중 input으로 사용되지 않은 TXO를 UTXO(Unspent Transaction Output)이라고 부르며 이러한 UTXO들을 모아서 특정 유저의 잔고(Balance)를 구성하게된다. 유저 입장에서는 비트코인의 전송은 트랜잭션으로 하지만, 비트코인 내부에서는 TXO의 사용과 생성으로 구현되어 있는 것이다.
HODL wave
앞에서 소개한 TXO를 분석하게되면, 실제 TXO가 언제 생성되고 사용되었는지 정확하게 알 수 있게된다. 추가적으로 사용되지 않은 UXTO들만 분석하게 될 경우, 소위 UTXO의 나이(Age)를 알 수 있다. UTXO Age는 해당 UTXO의 소유주가 해당 비트코인을 보유하고서 지금까지 얼마나 오랜 시간동안 사용하지 않고 보유하고 있었는지를 보여주게된다. 이러한 UTXO Age를 기반으로 아래의 HODL Wave라는 차트가 Unchained Capital에서 2018년에 블로그에서 처음 소개되었다.
Source: nonceData (https://www.noncedata.com/)
이를 살펴보면 비트코인 소유자들이 얼마나 오랜 시간동안 비트코인을 사용하지 않고 보유하는지를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위 차트에서 2014년부터 2016년까지는 6개월 이상 보유하고 있는 물량(연두색 포함 위쪽)의 비중이 늘어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비트코인의 신고점을 찍기 시작한 2017년말부터는 장기 보유 물량의 비중이 급격히 줄어드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기존 장기 보유자들이 비트코인을 팔기 시작했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그 결과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시점 이후 비트코인은 고점을 찍고 하락하게되었으며 현재까지 기존 고점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HODL wave는 비트코인의 블록체인에 기록된 정보만으로 얻을 수 있는 정보이며, 위와 같은 유용한 정보를 알려주지만, 아쉽게도 직접 투자에 활용하기에는 너무나 거시적이고 장기적인 변화만을 보여주고 있어 투자에 참고할 수는 있지만 직접적으로 활용하기에는 쉬워보이지 않아 보입니다.
NVT Ratio
다음으로 NVT Ratio (Network Value to Transactions Ratio)를 소개하려고 한다.
NVT Ratio는 2017년 아래의 소개글을 통하여 소개되었으며, 기존 주식 시장의 PE Ratio 처럼 활용하면 좋겠다고 제안되었다.
Source: Is Bitcoin In A Bubble? Check The NVT Ratio
NVT Ratio의 정의는 특정 날짜 기준의 USD기준 Network Value (소위 Market Cap)를 해당 날짜의 USD 기준 거래량 으로 나눈 값이며 식으로 표현하면 아래와 같다.
Network Value는 비트코인의 경우 새롭게 생성된 비트코인을 포함하여 해당 날짜의 총 공급량을 기준으로 계산됩니다.
거래량의 경우는 비트코인의 블록체인에 기록된 트랜젝션을 기준으로 아래와 같이 계산하며 앞에서 소개한 TXO를 기준으로 거래량을 계산하게 됩니다.
그리고 위의 값들을 이용하면 아래와 같이 NVT Ratio가 계산됩니다.
마지막 식을 살펴볼 경우, NVT Ratio는 가격 정보는 필요 없이, 특정 날짜의 총 비트코인 공급량과 거래량의 비율로 계산됩니다. 그리고 NVT Ratio도 시장(Market) 정보 필요 없이, 소위 비트코인의 블록체인에 저장된 값들 만으로 계산할 수 있다는 것이어서 매우 의미있는 값입니다.
처음 이를 제안한 Willy Woo의 경우는 NVT Ratio가 높을 경우 비트코인의 가치가 성장 중이거나 버블일 가능성이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으며 NVT Ratio를 차트로 표현하면 아래와 같다.
Source: nonceData (https://www.noncedata.com/)
아쉽게도 NVT Ratio의 경우도 투자지표로 사용하기에는 쉽지 않습니다. 위 차트를 살펴보면 NVT Ratio 값이 매우 매일 매일 매우 큰 차이로 변동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NVT와 가격의 상관관계를 분석하면 Willy Woo가 처음 제안할 때의 설명과는 달리 매우 낮은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어 버블 여부도 살펴보기도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NVT Ratio를 투자 지표로 제공하는 분석 업체들의 경우 위와 같은 Daily 값을 있는 그대로 제공하지 않고 주관이 개입된 가공된 값을 제공하고 있으며 이는 업체마다 다른 접근 방법을 취하고 있습니다.
물론 NVT Ratio의 경우는 시장(Market) 정보 없이 소위 Bitcoin의 블록체인에 담겨있는 정보로 계산할 수 있는 의미있는 값이지만, 이를 통하여 시장(Market)의 동향을 분석하려면 추가적인 노력이 필요한 듯합니다.
MVRV
앞에서 비트코인의 블록체인에 기록된 값만을 활용하여 얻을 수 있는 2가지 지표들을 소개하였습니다. 이번에는 비트코인의 블록체인에 기록된 값에 추가적으로 시장(Market) 정보를 같이 고려한 MVRV Ratio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MVRV Ratio는 Market value to Realized Value Ratio이며, 간단히는 비트코인 현재 시장 가치와 비트코인의 취득 가치액의 비율입니다.
아래의 그림을 예를 들어서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위 예제는 매일 1BTC가 새로 발행되고 있어 총 비트코인 공급량은 증가하고 있으며 가격이 올랐다가 내린 상황입니다. 각 날짜의 MVRV를 계산해보면 아래와 같이 됩니다.
Day 1
Market Value = 50 BTC * $100/BTC = $5000
Realized Value = (TXO1 + TXO2 +TXO3) * $100/BTC
= 50 BTC * $100/BTC = $5000
MVRV Ratio for Day 1 = $5000 / $5000 = 1
Day 2
Market Value = 51 BTC * $1000/BTC = $51000
Realized Value
= TXO3 * $100 BTC + (TXO4 + TXO5 + TXO6 + TXO7) * $1000/BTC
= $100 + (49 BTC*$1000/BTC) = $49100
MVRV Ratio for Day 2 = $51000 / $49100 = 약 1.038
Day 3
Market Value = 52 BTC * $500/BTC = $26000
Realized Value
= TXO3 * $100/BTC + (TXO5 + TXO7) * $1000/BTC + TXO8 * $500/BTC
= $100 + $21000 + $14000 = $35100
MVRV Ratio for Day 3 = $26000 / $35100 = 약 0.741
그리고 이를 잘 생각해보면 결과적으로 MVRV는 현재 비트코인 가격과 전체 비트코인의 평균 매수가의 비율이 됩니다.
실제 비트코인의 가격으로 MVRV 차트로 그려보면 아래와 같이 나옵니다.
<출처: nonceData (https://www.noncedata.com/)>
바로 앞에서 살펴본 NVT Ratio와 비교해보면, MVRV Ratio는 패턴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 상관관계를 분석할 경우 가격과 MVRV Ratio는 NVT Ratio와 비교하여 높은 상관관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는 NVT Ratio는 순수 블록체인 데이터로 구성된 지표인 반면, MVRV Ratio는 블록체인 데이터와 시장 데이터가 포함된 데이터이기 때문이다.
MVRV Ratio의 투자지표로써의 가능성은?
지금까지 살펴본 3가지 비트코인 지표 중 가능성이 높아보이는 MVRV을 투자에 활용하려고 많은 기업과 투자자들이 시도를 하고 있다.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서 몇 가지 실험을 해보기로 하였다.
특정 MVRV Ratio 값을 이용하여 투자하면 수익이 날까?
가장 쉬운 방법으로 특정 MVRV Ratio를 이용하여 단순하게 Long/Short 으로 투자하면 어떠한 결과가 나올지 궁금하여 실험을 해보기로 하였다.
아래는 2019년 1월 1일 부터 2019년 1월 31일까지 특정 MVRV Ratio값을 기준으로 Long/Short 포지션을 취하였을 경우의 수익률이다. 파란색이 1월 1일에 Long 포지션을 취하여 들고 있을 경우 시장 수익률이고, 녹색 선은 매일 전날의 MVRV Ratio값을 기준으로 오늘의 Long/Short 포지션을 결정하였을 때의 누적 수익률이다.
부분적으로 손실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1달동안 투자하였을 때 약 28%의 수익을 달성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추가적인 확인을 위하여 기간을 길게 하여 테스트를 진행해보았다.
아래는 많은 비트코인 투자자들이 희망을 잃어가던 2018년 1월 1일 부터 2018년 12월 31일 까지의 테스트 결과이다. 살펴보면 특정 MVRV Ratio를 기준으로 투자하였을 경우 대부분의 기간에서 약 100%의 누적 수익률을 보이면서 최종적으로 12월 31일기준으로 누적수익률 756%을 달성하고 있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매우 희망적인 결과였기에 기간을 확장하여 2018년에 사용한 MVRV Ratio값으로 2019년에도 계속 투자하면 어떻게 될지 확인해보았다.
위 차트가 2018년 1월 1일부터 2019년 9월 30일까지 같은 MVRV Ratio 값으로 투자하였을 때의 수익률을 보여주고 있다. 비록 시장 수익률은 상회하고 있지만 2019년 들어서 900% 이상의 최고 수익률을 찍은 후 최종적으로는 427%의 누적수익률을 보이게되었다. 더욱이 2019년에 다시 한번 찾아왔던 상승장에서 많은 손실을 보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기간 별로 다른 MVRV Ratio 값으로 투자하면?
그래서 다시 MVRV Ratio 챠트를 살펴보았다.
위 차트를 살펴보면 MVRV Ratio값은 기간별로 다른 범위에서 움직이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고점이나 저점을 찍은 시점 전후로 다른 패턴을 보이는 경우가 많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래서 기간 별로 다른 MVRV Ratio 값을 가지고 앞에서 진행하였던 실험을 진행해 보았다. 특히 위 장기간 투자에서 많은 손해를 보았던 상승장 구간인 2019년 3월부터 5월 말까지를 다른 MVRV Ratio로 투자하면 아래와 같이 시장 수익률을 상회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참고로 이 기간에는 3월 1일에 사서 홀드하고 있더라도 2배 이상의 수익률을 얻을 수 있었던 상승장이었다.
위 실험결과들을 기반으로 추정해보면, 특정기간에서는 성공적인 투자지표로써의 MVRV Ratio값이 존재하는 것으로 생각될 수 있다. 단, 언제나 통하는 지표는 존재하지 않기에 기간을 나누어서 생각해보아야 할 듯하다. 그리고 위 실험들은 과거 데이터를 가지고 최고의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 MVRV Ratio를 선택한 것이기에 이를 기반으로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또 다른 도전적인 문제이다.
dsrv-6: 기간 별 MVRV Ratio 투자 지표
앞의 실험 결과와 다음의 몇가지 가정들을 가지고 새로운 실험적인 지표를 만들어보기로 하였다.
특정 기간 (time window W) 동안 Daily Long/Short 전략으로 최고의 수익을 낼 수 있는 MVRV Ratio의 threshold T 값이 존재한다
T는 W 마다 다른 값을 가진다
미래는 예측할 수 없다
T 값이 크게 바뀌는 경우는 발견할 수 있다
몇 번의 실험을 거쳐 W를 30일로 두었을 때 최고의 수익률을 보이는 T값을 계산하여 dsrv-6라는 이름을 붙여 아래의 차트를 구해보았다.
<출처: https://www.noncedata.com>
위 차트에서 빨간선이 dsrv-6 지표이며 이는 특정 날짜 기준 과거 30일 동안 최고의 수익률을 보이는 MVRV Ratio의 threshold 이다. 살펴보면 해당 값이 특정 기간 동안에는 변하지 않는 것을 확인할 수 있으며, 계단식으로 해당 dsrv-6 값이 변화함을 알 수 있다. 이는 매우 긍정적인 결과로 미래를 예측할 수 없지만, 과거를 기반으로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것을 뜻한다고 볼 수 있으며, 계산식으로 변화하는 구간을 통하여 시장 상황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Crypto-native indicator를 투자에 활용할 때의 한계
지금까지 비트코인의 유명한 3가지 지표와 실험적인 지표 dsrv-6를 살펴보았다. 하지만 이 지표만 가지고 투자를 진행하기에는 Crypto-native 지표들이 가지는 다음과 같은 태생적인 한계점이 있다.
외부 환경 - 소개된 기존의 3가지 지표(HODL wave, NVT Ratio, MVRV Ratio)와 새로운 dsrv-6 지표는 모두 블록체인상의 데이터에 기반하고 있다보니, 블록체인의 데이터로 존재하지 않는 외부 환경의 데이터를 분석할 수 없다. (예: 뉴스, 세계 정세 등)
거래소 물량 누락 - 블록체인상에는 거래소 내의 거래는 기록되지 않는다.
거래소 가격 차이 - 거래소 별로 가격이 다른 경우가 많아 지표에 활용할 fair한 가격을 확보 어렵다.
High volatality - 암호화폐는 하루 기준으로도 가격 변동폭이 커서 예측하기 더욱 어렵다.
실제로 2019년 10월 말에 있었던 시진핑의 암호화폐 관련 발언에 의하여 시장이 급변하여, 위 dsrv-6의 차트를 살펴보면 소위 glitch가 발생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으며, 그 외의 블록체인 외적인 외부 환경 변화에 따른 비트코인 시세 변화에는 취약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암호화폐의 블록체인에서 유도할 수 있는 지표들 몇가지 살펴보고 이를 통하여 투자의 가능성을 알아보았다. 많은 투자사 및 연구자들이 이와 관련된 연구를 진행하고 있어 앞으로 더욱 좋은 지표들이 소개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있으며 앞으로는 이러한 지표를 기반한 투자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