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무엇을 보고 투자해야 할까?
많은 사람이 코인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투기적 관점으로 매매를 한다. 코인의 가치를 찾는 사람들 또한, 정량적 지표보다는 정성적인 것들을 보고 투자를 하는 경우가 많다.
내가 보기에 코인의 스펙트럼은 굉장히 크고, 갖고 있는 성격에 따라 가치 또한 천차만별인 것 같다. 필자가 생각하는 코인의 가치에 영향을 주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1. 프로젝트, 팀, 투자사
코인을 투자할 때, 해당 프로젝트의 방향성과 섹터는 중요하다. 무엇을 바꾸려고 하는지, 이를 통해 만들려는 가치는 무엇인지, 해당 섹터는 유망한지, 납득할만한 토큰 모델인지, 등등. 다각적으로 프로젝트를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실행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가 중요한데, 그렇기 때문에 구성원이 중요하다. 투자자가 살펴보기 힘든 부분이지만, 여러 방면으로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웬만하면 기존에 성공 경력이나 다양한 경험이 있는 구성원이 많은 팀이 조금이라도 성공 가능성이 높다.
사실 살펴본다고 하더라도 알기 힘든 부분이 많다. 이럴 경우, 성공적인 포폴을 가지고 있는 투자사들의 투자 유무도 중요하다. 투자사들은 직접 팀과 대면하고, 다각적으로 분석하기 때문에, 조금 나은 판단을 할 수 있다. 다만, 투자사들이 투자한 가격과, 개인이 투자할 수 있는 가격 사이의 괴리가 있기 때문에, 적정가격인지 알아보는 것도 중요하다.
2. 토큰 분배 구조, 스케줄
해당 프로젝트의 가치 평가하기가 힘든 초창기 토큰의 분배구조와 스케줄은 꽤 중요하다. 개인적으로 팀 보유 물량이 많은 것을 선호하지 않는데, 풀리게 될 경우 덤핑으로 인한 심한 가치 변동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토큰 스케줄에 따라 물량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경우 가격에 부담이 된다. 특히 ico를 한지 얼마 안 된 코인의 경우, 추후에 유통될 코인이 많고, 특정인의 평단이 굉장히 낮거나 0원인 경우도 있기 때문에, 이러한 물량이 풀리는 것에 대해 민감하게 체크를 할 필요가 있다.
개발이 진행되면서 해당 프로젝트의 가치가 함께 올라온다면 괜찮겠지만, 시간이 지나도 프로젝트에 가망이 없다고 판단될 때, 덤핑될 수 있다.
리플의 경우도, 사업의 여부와 상관없이 지속적인 덤핑이 이루어지고 있다. 창업자인 제드 맥컬럽이 2013년 회사를 떠나면서 보상으로 받은 95억 개의 리플을 주기적으로 매도하고 있고, 이는 가격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3. 인플레이션
마이닝으로 유통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코인들이 꽤 많다. 과거 채굴기를 통한 마이닝, 최근에는 스테이킹을 통한 마이닝, 기여에 의한 마이닝 등으로 인플레이션이 일어난다.
마이닝을 통해 만들어지는 가치가 증가되는 유통량 보다 작을 경우, 코인 가격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발행된 지 얼마 안 된 화폐형? 코인들의 경우 초창기 높은 인플레이션을 통한 가격 변동이 크다.
EX) 현재 인플레율: BTC 2.12%, ETH 4.38%, XMR 2.18%, ZEC 25.8%, GRIN 59.73%
그린 같은 경우, 작년 초 제네시스 블록이 생성되어 초기 인플레이션이 엄청날 수밖에 없었다. 초기 8,000%가 넘는 인플레율을 자랑했으며,, 2020년 초 100%, 현재도 60%라는 인플레이션을 자랑한다. 이에 따라 그린에 가격은 폭락할 수밖에 없었다.
채굴자들이 채굴하는 족족 던지니까.
4. 트랜잭션, 사용자 수.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 화폐가 가치가 있을까? 많은 사람들이 오랜 기간 사용해왔다는 것은 해당 자산에 대한 신용이 쌓이고 더 큰 가치를 창출한다. 즉, 홀더가 늘어나고, 거래량이 늘어난다는 것은 가치와 연관성을 갖고 있다.
아래는 메이저 코인(순서대로 BTC, LTC, ETH, ETC, ZEC, XMR)의 트랜잭션 수와 가격을 비교한 (로그)차트이다. 범위로 되어있는 것이 트랜잭션 수이고, 선으로 되어있는 것이 시가총액이다.
코인 시장의 외관만 보았을 때 다 비슷비슷해 보이지만, 실제 사용되는 양에 있어서는 확실한 차이가 있고, 이에 따라 가격도 비슷한 흐름을 보여주는 것처럼 보인다.
달러와 원화, 지역화폐, 상품권가 액면가치가 똑같다고 가정해보자. 사람들은 무엇을 고를까? 달러가 가장 가치 있다고 평가받는 이유 또한, 많은 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기 때문이다.
5. 거버넌스 유무
거버넌스에 참여한 다는 것은, 코인 생태계의 방향성에 결정을 내릴 수 있음으로써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에, 그 가치를 지닌다. 주식의 의결권과 비슷한 특징을 갖고 있다.
카이버 같은 경우, 2019년 12월 카탈리스트라는 업데이트를 통해 카이버 다오라는 거버넌스 모델을 발표했으며, 2020년 7월부터 실제 운영되기 시작했다. 카이버 홀더가 카이버 다오에 스테이킹을 하고, 의결권을 행사하면, 거기에 대한 보상을 받도록 되어 있다. 코인에 없던 기능이 추가됨으로 써, 추가적 가치가 부여됐다고 볼 수 있다.
그동안 카이버는 250원에서 2000원까지 가격이 상승했다. 물론, 거버넌스 기능의 추가만으로만 가격이 올랐다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 네트워크의 질적 성장과, 거버넌스 기능 추가, 이로 인한 스테이킹으로 인한 락업 효과, 디파이 붐 등 다양한 것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카이버는 전체 유통물량 1.9억 개 중에 약 5천만 개가 스테이킹이 되어 있으며, 의제 당 약 3천5백만 표가 행사되고 있다.
주식에서는 의결권이 있고 배당 받는 보통주와 배당을 조금 더 주고 의결권이 없는 우선주의 경우, 보통주의 가격이 우선주에 비해 비싸게 형성되어 있다. 해당 코인의 생태계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된 것은 유의미한 가치 상승이라고 판단된다.
6. 배당, 소각
코인들은 홀더에 대한 보상 정책으로 배당과 소각을 진행하기도 하는데, 주식에서 자주 쓰이는 보상정책이다. 꾸준히 소각을 하거나, 배당이나 소각을 한다는 것 자체가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것으로 홀더들에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배당과 소각이 지속 가능한지, 그리고 늘어날 수 있는지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과거의 거래소 코인 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지속 불가능한 배당 코인의 가격은 0원에 수렴한다.
아래는 테라의 일별 세금 보상인데, 코인 가격 상승만큼 배당금이 늘어나지 않아 배당률이 떨어지고 있다. 이러한 배당률의 하락은 상승 모멘텀을 제한한다.
바이낸스의 BNB코인은 소각을 통해 주주 가치를 증대시켜준다. 바이낸스의 경우, 2017년 3분기부터 2020년 2분기까지 약 총 유통량의 11.8%의 코인을 소각했다. 아래는 BNB 코인의 분기별 시가총액과 소각 금액을 비교한 것이다.
보면 바이낸스의 시가총액과 소각 금액은 비슷한 방향성을 보여준다. BNB는 순익에 20%를 소각시키기 때문에, 바이낸스의 매출 증가에 따라 비앤비의 가치 또한 증대됨을 알 수 있다.
7. 운영의 투명성
어떤 프로젝트는 로드맵을 제안하고 그것을 꾸준하게 잘 지켜나가고 투명하게 공유되는 반면, 못 지키는 프로젝트도 부지기수이다. 암호화폐 시장은 규제하는 기관이 없기 때문에 이에 대해 개인이 찾아보고 판단을 해야 한다.
특히 탈중앙화 되어 오픈된 거버넌스가 있는 코인의 경우 도덕적 문제가 일어날 경우가 적지만, 중앙화되어 있고 폐쇄적으로 운영하는 코인들의 경우 조심할 필요가 있다.
코스모 코인의 경우, 코인의 유통량의 35%가 되는 물량을 내부 결정으로 임의 발행하고 공유하지 않음으로써 국내 메이저 거래소에서 상장폐지되었으며, 10원대의 가격이 1원 미만으로 내려가는 가격적 하락이 일어났다.
마치며
이번에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막연한 느낌으로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가격에 대해 여러 가지 지표를 통해 가치를 어느정도 추정해 볼 수 있음에 대해 공유하고 싶었다. 그리고 이를 활용하면 조금 더 나은 암호화폐 투자를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암호화폐 시장이 분위기에 따라 변동성이 커지고 가격과 가치 사이에도 큰 괴리가 생기지만, 이를 이용한다면 적은 리스크로 큰 리턴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꿈만 꾸는 프로젝트보다는 무엇인가 이루고 있고 가치 평가가 가능한 프로젝트들을 살펴보는 것은 어떨까?